그제는 늦가을처럼 비가 내리고, 어제는 눈이 내리더니 오늘 아침 출근길은 시베리아 벌판을 건너 온 것 같았다.
핸드폰 네이트뉴스에 원양어선 침몰, '우왕좌왕 4시간'…국민안전처 '쏙' 빠져라는 기사가 떳다.
나는 국민안전처를 만든다는 뉴스가 나올 때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무슨 일만 생기만 이걸 만든다 저걸 만든다 법석을 떨다가 그 일이 잠잠해 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지고 시간이 좀 가면 유야무야 없어지는 것을 한두번 본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이 다 쇼다. 즉,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안전처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구성원들도 세월호같은 사고가 드물게 일어 나는 일이기 때문에 자기가 그 자리에 있을 동안에만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런 사고가 어디 자주 일어 나는 일이던가. 그런데 무엇을 고칠 생각이 들겠는가. 그냥 이런 것을 만들었다고 뉴스에 나오면 되는 것이고, 만들었으니 회의도 좀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획서도 형식적으로 좀 만들어 보고, 관련된 사람들 불러다 회의도 좀 하고 그렇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손석희교수의 뉴스를 보다가 공감이 가는 말을 들었다. "저는 사회지도층이란 말을 하지 않습니다만 사회지도층이라 하는..." 그 뒤에 말은 뭐 들으나 마나 뻔하다. 그런 사회지도층에 있다는 사람이 파렴치한 짓을 했기 때문에 뉴스에서 말하는 것 아니겠는가. 지도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가르쳐서 이끄는 행동이다. 사회지도층이란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방향이 옳바른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공인된 약속이다.
그런데 우리가 소위 말하는 사회지도층이란 사람들을 보면 어떤가? 부정부패, 탁상공론, 말로만 그럴 듯 하게 하는 사람들로 들끊는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계층을 어떻게 사회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말보다는 실천을 먼저하고, 자기 할 일을 남한테 미루지 않고, 남한테 하라고 하기 전에 자기가 먼저 하면서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옳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지도층이다. 지금 언론에서 말하는 사회지도층은 자기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로서 이 사회를 붙잡고 옳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간다. 즉, 후진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을 사회후진층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얼마전 연속극에서 들은 대사가 기억난다.
"인생 그렇게 후지게 살지 마라."
나는 이 말을 사회후진층한테 해 주고 싶다.
"인생 그렇게 후지게들 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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