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다. 아침 7시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2014년 8월 10일 일요일이다. 아침 8시 45분에상하이에서 온 사람이 밑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내려가서 어제 먹었던 레스토랑에 갔더니 방번호를 물어 본다. 왜 물어 보냐니까 안내하는 종업원이 대답은 안하고 자리로 안내한다. 흠, 아침식사가 숙식비에 포함되어 있나? 나가면서 물어 보자. 옆 테이블을 보니 빵과 계란부침을 먹고 있다. 누군가 가져다 주나? 좀 있다 다른 종업원이 와서 음료를 묻길레 차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보니까 다른 사람이 저쪽에서 먹을 것을 직접 가져 온다. 흠... 아침엔 부페식이군... 그러면서 전에 회사에서 단체로 갔던 휴양지에서 아침에는 간단한 부페식으로 식사했던것이 기억이 난다. 이런 것이 호텔식 표준인가?
음식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호텔로비에서는 보이지 않은 측면에 나 있는 복도를 가르킨다. 복도를 조금 따라가니 음식들이 보인다. 별로 먹을 게 없다. 빵, 빵, 빵... 과일, 과일, 과일... 주스, 주스, 주스... 먹지 않으면 오늘 하루 견디기가 힘들다. 무어든 먹자... 빵을 이것 저것 챙겨서 한 접시를 가져와서 다 먹었다. 양이 차지 않는다. 또 무얼 먹어야 하나... 다시 가 보니 만두, 만두, 만두가 있다. 만두 몇개, 과일 몇개와 오렌지주스 한컵을 가져와서 모두 먹었더니 그럭저럭 배가 부르다. 양치질을 하고 로비로 내려갔더니 낯선 남자가 보인다. 저사람도 나를 본다. 상하이에서 온 사람일까?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으니 그 사람이 다가 온다. 그래 이사람이 틀림 없군. 그런데 이곳 저곳에서 온 사람들이 모두 여덟명인데 저사람과 나뿐이란 말인가? 이미 시간도 8시 50분경이 되었는데?
(picture from http://hongkong.grand.hyatt.com)
이리 저리 해서 오전 교육을 끝내고 나니 점심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내 안경에 또 김이 서린다. 하지만 홍콩사람 안경에는 김이 서리지 않는다. 아마도 저런 안경이 여기에선 보통안경이겠지...
사무실 빌딩 옆에 있는 공원을 가로 질러 다른 빌딩 지하로 갔다. 식당에 들어 갔는데 시끄럽다. 여기도 우리나라 식당만큼 시끄럽군... 아니 좀 더 시끄러웠다.
종업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갔더니 다른 사람들이 막 먹고 간 자리다. 다른 종업원이 와서 테이블보를 바꾸고 있다. 더럽혀진 천을 걷어 내고 남자 종업원 혼자서 가로 세로 2미터정도 되는 천을 새로 펼친다. 마치 중국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다. 처렇게 펄적이면서 천을 펼치면 먼지는 안나나? 하기야 습기가 많은 나라이니 먼지가 안 날 수도 있겠다. 다른 여종업원이 그룻을 가져와서 나눠준다. 역시 소림사 영화를 보는 것 같다. 탁 탁 툭 툭... 저렇게 하면 안깨지나? 이렇게 사람이 바글 바글하니 종업원들도 바빠서 그러겠지...
상하이, 베이징, 대만에서 온 네 사람이 음식을 가지러 간다. 음식을 굉장히 많이 가져왔다. 만두가 주종을 이룬다. 음식을 직접 고르는 것은 부페식 같은데 나중에 보니 가져 온 음식만큼 계산한다. 만두 외에 갈색 요리를 담아 온 것은 맛을 보니 굉장히 기름진 것이 기름으로 만든 요리같다. 하지만 맛은 어제 먹은 저녁보다 훨씬 좋다. 주변이 시끄러워서 서로 대화하기가 힘들다. 시드니, 홍콩, 도쿄사무실에서 온 사람 그리고 내가 한 패가 되고 나머지가 또 한패가 되어서 음식을 먹는다. 주변이 시끄러워서 거의 대화가 불가능하다. 어차피 할 이야기도 많지 않은데 차라리 잘 되었다. 홍콩사람이 여기를 잡은 것도 그래서일까? 저쪽 테이블에서는 서양가족이 한 테이블을 잡아서 아이 생일파티를 하는 것을 보니 여기가 좀 유명한 곳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예식장에 들른 하객들이 모여서 먹는 식당같아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오피스투어를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사무실이 굉장히 깨끗하다. 책상위에 모니터 한대와 전화기 한대 이외에는 종이 한장이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나중에 물었더니 만약 무언가 지저분한 것이 있으면 사무실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알린단다. 물론 누가 그런지 이름은 적지 않지만 이름이 없어도 누가 그런지 모두 안다고 한다. 사무실 내 근무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여직원들이고 여자들이 이야기를 서로 하다 보면 다 안다는 것이다. 흐~ 무섭네...
다시 오후 교육을 마치고 저녁 식사시간이다. 한 택시에 네명씩 나눠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네명씩 타는 것이 여기 표준인가? 흠... 아무튼 이리 저리 해서 한 식당에 갔더니 해산물을 직접 고른 것을 요리해 준다. 일반 중국집에서 요리해 주는 것과 비슷한 맛이다. 테이블 위에는 두루마리 휴지가 하나 있었는데 네프킨 대용이였다. 도쿄에서 온 사람이 신기해 한다. 화장실 이외 특히 식사테이블에서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던데... 쩝
하지만 전망대 밑에도 길가에 전망대를 작게 만들어 놓았다. 그쪽으로 이동해서 야경을 핸드폰에 담았다.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까지 가져 와서 촬영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 아니다. 홍콩사무실에 있는 사람이 아이폰으로 찍었다고 한다. 구름의 디테일과 그밑의 도시 풍경이 그대로 잡혀 있는 것이 스마트폰으로 찍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나도 사진을 10여장을 찍었지만 이런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나도 아이폰으로 바꾸어야 하나...
길가에는 사진을 찍어 주는 일명 사진사들이 줄지어 있다. 그 중 한 사진사가 손님을 끌려고 한국말로 소리친다.
"한장에 이십 달러, 한장, 두장, 만장"
여기를 찾는 한국 사람이 많은 가 보다. 한국말인듯 싶은지 홍콩오피스 사람이 나한테 무슨 말인지 묻는다. 알려 주었더니 웃는다. 도쿄 오피스사람이 홍콩달러로 이십달러인지 궁금해 한다. 홍콩오피스 사람이 홍콩에서는 이십달라에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기 때문에 미국달러일 거라고 한다.
여기에서 사진사한테 사진을 찍으면 10분정도 후에 찾으러 와야 한다고 한다. 사진을 찍으면 바로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10분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인화하는 시간인가? 예전처럼 인화하는 것이 아니고 요즘엔 컬러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이라서 그렇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전시되어 있는 샘플사진을 보니 사람과 배경이 너무 선명하게 잘 보인다. 저럴 수가 없을텐데... 사람이 밝게 나오면 배경이 어둡게 나올 것이고 배경이 밝으면 사람은 엄청 더 밝을텐데 두개 모두 잘 나온 것이다. 카메라가 좋은 것일까? 혹시 포토샾을 사용하는 건 아닐까? 미리 찍어 놓은 배경사진에 사람을 오려 붙이는 작업을 하는 시간이 10분정도 걸리는 건 아닐까? 진실을 알 수는 없었다.
전망대 밑에는 기념품 파는 상점이 있다. 이리 저리 돌아 보았으나 살만 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저쪽에 이소룡 밀납상이 있다. 사람들이 줄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간다. 도쿄에서 온 사람이 자기를 찍어 달라고 해서 찍어 주었더니 시드니에서 온 사람에게 보여 주면서 자랑을 한다. 시드니에서 온 사람이 자기도 찍겠다고 간다. 폼을 잡으려고 하는 순간 한 여자가 나타더니 셔터를 쾅 쾅 닫고 사라진다. 마침 문닫는 시간이였나 보다. 그렇다고 저렇게 헐...
돌아 오려고 보니 길가에 택시들이 줄지어 있는데 손님을 받지 않는다. 모두 예약된 택시들이라는 것이다. 이제 전망대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택시잡기가 힘드니 좀 기다렸다가 잡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맞은 편 건물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사서 먹고 시간을 좀 보낸다.
30분정도 지났나 보나. 다시 길가에 나오니 이제 택시들이 손님을 받는다. 오는 길에 또 네명이 한택시에 탔다. 홍콩사무실 사람에게 물어 보니 앞자리에 두명까지 타면 모두 다섯명까지 탈 수 있다고 한다. 운전사까지 하면 여섯명이다. 좁은 땅에 길은 넓지 않고 차는 많으니 대중교통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그럴만도 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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